[김광호의 상쾌한 하루] 직장암 환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입력 2024-03-17 17:47   수정 2024-03-18 00:26

직장암 진단을 받고 외래로 오는 환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항문은 살릴 수 있는가’이다. 대장암은 결장암과 직장암으로 나눌 수 있고, 직장암 중에서도 항문에서 2~3㎝ 이내의 하부직장암인 경우에는 항문을 암과 함께 제거한다.

필자가 전공의였던 40년 전에는 항문에서 8㎝ 이내의 직장암은 항문을 같이 제거하는 복회음절제술이 수술의 원칙이었다. 하지만 술기가 발전하고 수술 전 방사선항암치료로 암의 침윤을 감소시켜 항문을 살릴 수 있게 됐다. 항문괄약근은 항문이 항상 닫혀 있게 해 변실금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암이 괄약근을 침범하거나 암이 괄약근에 가깝게 있어 침범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수술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직장암 수술 시 괄약근도 함께 제거한다. 괄약근이 없어지면 항문이 계속 열려 있게 돼 변실금이 발생하므로 항문을 제거하게 된다.

항문이 없어지면 변을 어떻게 보게 되는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위를 지나 소장을 통과한 뒤 대장으로 들어온다. 결장과 직장을 지나 항문으로 배출되는데, 직장과 함께 항문을 제거하면 하행결장을 복벽 밖으로 꺼내 변이 나오게 한다. 이 부위를 ‘장루’라고 하는데, 장루는 위치에 따라 소장루와 결장루가 있다. 또 복원 가능성이 있으면 일시적 장루, 없는 경우는 영구적 장루로 나눌 수 있다. 하부직장암으로 복회음절제술을 받은 경우는 영구적 결장루를 만든다.

최근에는 하부직장암도 수술 전에 방사선항암치료를 실시해 암의 크기를 줄인 후 암을 제거하고 결장과 항문을 바로 연결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이를 통해 항문을 보존하고 연결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소장루를 일시적으로 만든다. 3~6개월 후 연결이 잘 됐는지 확인한 뒤 장루를 복원한다.

영구적 장루가 있는 경우 장루를 통해서 배출되는 대변을 담는 주머니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비닐 주머니를 피부에 직접 붙였다 떼었다 해서 피부 손상이 심했는데, 이제는 장루 주위 피부 보호판이 개발돼 피부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여러 회사에서 환자의 장루 형태에 맞게 맞춤형 장루 주머니와 보조용품을 개발해 환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 대변의 고약한 냄새를 없애주는 주머니도 개발됐다.

단 비용이 고가인 것이 문제다. 우리나라에서는 장루 환자에게 1주일에 장루 주머니와 피부 보호판 각각 4개까지 보험 적용이 된다. 암 환자는 중증질환 적용 대상이다. 공중화장실에 장애인 화장실은 설치돼 있으나 장루 환자를 위한 욕조까지 설치된 곳이 많지 않아 환자들이 공중화장실에서 장루를 비우고 처리하기가 어렵다. 물론 과거보다는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많이 늘었으나, 이런 부분까지 좀 더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

김광호 이대서울병원 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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